실적은 좋은데 주가는 떨어진다…아마존·인텔·구글, AI 투자 청구서가 먼저 도착했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아마존·알파벳(구글)·인텔이 2026년 10월 28~29일 잇달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세 회사 모두 매출이 두 자릿수 늘었고,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는 강했다. 그런데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구글은 시간 외 거래에서 약 10~11% 떨어졌고, 아마존은 약 7% 떨어졌으며, 인텔은 시간 외 21% 급락 뒤 다음 날 28.6% 폭락했다. 실적 자체보다, 시장이 무엇을 무서워하는지가 드러난 한 주였다.
▶ 핵심 키워드 요약
- 아마존·구글·인텔 모두 매출과 클라우드·데이터센터가 강했지만, AI 설비투자가 현금흐름을 마이너스로 밀어 주가가 떨어졌다.
- 인텔은 분기 실적이 예상을 웃돌았는데도 4분기 전망이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돌아 1974년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 이제 실적 판단 기준은 매출 증가율이 아니라 잉여현금흐름, 설비투자 가이던스, 다음 분기 전망으로 바뀌었다.

아마존, 역대 최고 마진에도 왜 주가가 떨어졌나?
아마존이 10월 29일 발표한 3분기 매출은 2,019억 달러로 전년 대비 12% 늘었다. 영업이익은 281억 달러로 61% 늘었고, 영업이익률 13.9%는 회사 역사상 최고치다. 클라우드 사업 AWS 매출은 460억 달러로 39.3% 늘며 5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했다. AWS 영업이익도 178억 달러로 55% 늘었다. 회사 발표만 보면 완벽한 분기다.
시장이 본 것은 그 아래 숫자였다. 순이익은 207억 달러, 주당순이익(EPS) 1.89달러로 전년(1.95달러)보다 줄었다. 다만 지난해 같은 분기에 앤트로픽 투자에서 발생한 95억 달러 규모의 세전 이익이 포함됐던 기저효과가 크다. 더 결정적인 것은 현금이다. 3분기 설비투자(CapEx)만 759억 달러, 연간으로는 2,200억 달러를 쓴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그 결과 최근 12개월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24억 달러로, 1년 전 플러스 148억 달러에서 뒤집혔다.
시장은 "AWS가 잘 팔리는데, AI 인프라를 짓는 데 돈이 더 빨리 나간다"는 사실에 반응했다. 4분기 매출 가이던스 2,400억~2,470억 달러는 월가 예상 범위 안에 있었지만, 위쪽으로 뚫고 나가지 못했다. 좋은 실적에 나쁜 현금흐름, 그리고 평범한 전망이 시간 외 7%대 하락을 만들었다.
인텔, 분기는 이겼는데 다음 분기 전망에 왜 무너졌나?
인텔은 세 회사 중 가장 극단적인 경우다. 10월 29일 발표한 3분기 매출은 165억 달러로 전년 대비 21% 늘었고, 조정 EPS 0.52달러는 시장 예상(약 0.40~0.41달러)을 30% 가까이 웃돌았다. 데이터센터·AI 부문 매출은 73억 달러로 78% 폭증했고, 영업이익은 30억 달러를 넘었다. 회사 표현대로 15년 만에 가장 강한 데이터센터 성장이다. PC 부문은 81억 달러로 5% 줄었지만, 전체 그림은 분명히 좋아 보였다.
그런데 시장은 다음 분기를 봤다. 인텔이 제시한 4분기 매출 전망은 150억~160억 달러, 조정 EPS는 0.25달러다. 시장 예상(매출 약 171억 달러, EPS 0.43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조정 매출총이익률 전망도 38%로, 3분기 44.1%에서 급락한다. 회사는 PC 둔화가 최소 2027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했고, 이스라엘 팹28 폭발 사고가 4분기 매출을 약 3억 달러 깎고 마진을 2%포인트가량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설비투자 전망도 18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로 올렸고, 2027년에도 더 늘어난다고 했다.
CFO는 2027년 플러스 잉여현금흐름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간 외 21% 급락 뒤 10월 30일 정규장에서는 28.6% 떨어져 1974년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하루에 약 1,400억 달러가 증발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리고 목표주가를 145달러에서 100달러로, 골드만삭스도 150달러에서 100달러로 낮췄다. 분기 실적이 아니라, "회복이 얼마나 비싸고 오래 걸리는가"에 대한 재평가였다.
구글, 클라우드가 두 배가 됐는데도 왜 같은 질문을 받았나?
알파벳은 10월 28일 3분기 매출 1,276억 달러(전년 대비 25% 증가), 영업이익 406억 달러(30% 증가)를 발표했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307억 달러로 103% 폭증했고, 영업이익은 111억 달러로 3배 이상 늘었다. 수주잔고도 5,610억 달러에 달한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연 매출 5,000억 달러 run rate"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주가는 시간 외 약 10~11% 떨어졌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순이익이 262억 달러, EPS 2.12달러로 전년(2.87달러)보다 26% 줄었다. 영업이익은 좋아졌는데, 순이익은 일회성 손실에 가려졌다. 그 일회성 손실의 주인공이 스페이스X 지분이다.
구글은 2015년 1월 피델리티와 함께 스페이스X에 10억 달러를 투자했고, 그 중 구글 몫이 9억 달러였다. 당시 스페이스X 기업가치는 약 120억 달러, 구글 지분은 약 7.5%였다. 이후 추가 투자와 지분 희석을 거쳐 지분율은 약 4.9~6% 수준으로 줄었지만, 보유 주식 수는 약 5억 5,100만 주에 달한다. 스페이스X는 2026년 6월 주당 135달러에 상장했고, 6월 30일 기준 알파벳 보유 지분 가치는 942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900만 달러도 아닌 9억 달러 투자가 100배 넘게 커진 셈이다.
문제는 상장 이후다. 상장사 지분은 매 분기 주가로 평가해 손익에 그대로 반영한다. 3분기 스페이스X 주가는 170.86달러에서 150.86달러로 약 20달러 떨어졌고, 보유 주식 수에 곱하면 세전 약 110억 달러 규모의 평가액 감소가 나온다. 알파벳이 발표한 분기 지분증권 손실은 87억 달러, 세후 기준 순이익 감소는 67억 달러, EPS 감소는 0.55달러다.
아나트 아슈케나지 CFO는 실적발표 콜에서 "스페이스X 투자에서 발생한 미실현 손실"이 기타 손익 마이너스 82억 달러의 주원인이라고 직접 밝혔다. 현금이 나간 게 아니라, 장부상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참고로 반대 방향도 있었다. 2분기에는 같은 지분 평가이익 등으로 순이익이 1,121억 달러, EPS가 9.11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래서 지분 평가손실을 빼면 3분기 EPS는 2.67달러가 되는데, 이 수치도 시장 예상 3.02달러에는 못 미친다.
스페이스X 평가손실이 순이익 급감을 설명하지만, 실적 미달 전부를 설명하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둘째, 아마존과 같은 현금 문제다. 3분기 설비투자가 514억 달러로 전년의 2배를 넘었고,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91억 달러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였다. 2026년 설비투자 전망(1,950억~2,050억 달러)은 유지했지만, 2027년에는 "크게 늘어난다"고 예고했다. 검색 광고 매출은 634억 달러로 12% 늘어 시장 예상을 밑돌았고, 자사주 매입도 올해 들어 없었다. 클라우드가 아무리 잘 나가도, "AI에 돈을 얼마나 더 쏟아부어야 하는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주가가 버티지 못했다.
테크수다의 시각
세 회사의 공통점은 뚜렷하다.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만으로는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 시장이 지금 묻는 것은 세 가지다. 첫째, AI 설비투자가 언제 현금흐름으로 돌아오는가. 아마존과 구글은 둘 다 분기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였고, 인텔은 2027년 플러스 전환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둘째, 다음 분기 전망이 예상을 웃도는가. 인텔은 이 항목에서 가장 크게 실패했고, 아마존과 구글은 전망이 평범하거나 비용 증가를 예고하는 수준이었다. 셋째, 일회성 요인을 걷어낸 본업이 정말 좋아지고 있는가. 아마존의 EPS 감소는 기저효과, 구글의 EPS 감소는 지분 평가손실, 인텔의 조정 EPS 급증은 비경상 항목 조정 때문이었다. 겉보기 EPS만으로는 본업을 읽기 어렵다.
AI 경쟁은 이제 "누가 더 잘 파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오래, 더 비싼 투자를 감당하는가"의 싸움이 됐다.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수요는 확인됐지만, 그 수요를 채우기 위한 설비투자 청구서가 먼저 도착하고 있다. 앞으로 실적을 볼 때는 매출 증가율보다 잉여현금흐름, 설비투자 가이던스, 그리고 다음 분기 전망이 시장을 움직이는 진짜 변수다.
아마존·인텔·구글 실적 급락, 이런 점이 궁금하셨나요?
Q. 실적이 좋은데 주가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매출과 영업이익은 좋았지만, AI 설비투자가 현금흐름을 마이너스로 밀었고, 다음 분기 전망이 예상을 웃돌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장은 분기 실적보다 현금과 전망을 먼저 봤다.
Q. 세 회사 중 가장 크게 떨어진 곳은 어디인가?
인텔이다. 분기 실적은 예상을 웃돌았지만, 4분기 매출 전망이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돌아 시간 외 21% 급락 뒤 다음 날 28.6% 폭락했다. 1974년 이후 최악의 하루다.
Q. 구글은 왜 스페이스X 지분을 갖고 있나, 그리고 왜 순이익에 영향을 주나?
구글은 2015년 스페이스X에 9억 달러를 투자해 약 7.5% 지분을 확보했고, 지금도 약 5억 5,10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스페이스X가 2026년 6월 상장한 뒤로는 매 분기 주가로 지분 가치를 평가해 손익에 반영한다. 3분기 주가가 떨어지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했고, 현금이 나가지 않았는데도 순이익과 EPS가 줄었다. 2분기에는 반대로 평가이익이 순이익을 크게 부풀렸다.
Q. 앞으로 실적을 볼 때 무엇을 먼저 봐야 하나?
잉여현금흐름, 설비투자 가이던스, 다음 분기 전망이다. 매출 증가율과 겉보기 EPS만으로는 AI 시대의 본업을 읽기 어렵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테크가 전 산업 영역에 스며드는 소식에 관심이 많다. 1999년 정보시대 PCWEEK 테크 전문지 기자로 입문한 후 월간 텔레닷컴, 인터넷 미디어 블로터닷넷 창간 멤버로 활동했다. 개발자 잡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 편집장을 거쳐 테크수다를 창간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태블릿을 가지고 얼굴이 꽉 찬 방송, 스마트폰을 활용한 현장 라이브를 한국 최초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