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존TV] 김덕진 소장이 본 구글 I/O 2026…"꿈꾸고, 프롬프트 치고, 바로 실행하라"
안티그래비티 2.0·UCP·인텔리전트 아이웨어로 정렬한 '개발·검색·쇼핑', 그리고 "개발은 누구나, 개발자는 다르다"는 새 화두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예전이라면 '드림, 코드, 플레이(Dream, Code, Play)'라고 적혔을 자리에 이제 '드림, 프롬프트, 플레이(Dream, Prompt, Play)'가 적혀 있었습니다. 저는 이게 가장 큰 변화라고 봅니다."
지난 5월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 I/O 2026을 직접 참관한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은 행사장 입구 벽에 붙은 한 문구를 휴대전화로 찍어 왔다. 코드(Code)가 있던 자리를 프롬프트(Prompt)가 대신한 그 한 줄이, 김 소장이 꼽은 이번 행사의 핵심을 압축한다. 더존비즈온에서 운영하는 더존TV에 사회자로 참여해 김덕진 소장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핵심 키워드 요약
- 구글이 구글 I/O 2026에서 안티그래비티 2.0(Antigravity 2.0)과 제미나이 3.5 플래시(Gemini 3.5 Flash)를 앞세워 코드 대신 프롬프트로 누구나 앱·게임·영상을 만드는 '개발의 민주화'를 사실상 선언했다. 행사 곳곳의 슬로건마저 '드림, 코드, 플레이'에서 '드림, 프롬프트, 플레이'로 바뀌었다.
- 검색과 쇼핑의 행동 양식도 재편됐다. 구글은 '구글 검색은 곧 AI 검색'을 내걸어 검색을 묻고 답하는 '애스크(Ask)' 경험으로 바꾸고, 유니버설 커머스 프로토콜(UCP)로 AI 쇼핑 표준을 노렸다. 경쟁 관계였던 아마존·쇼피파이까지 같은 생태계에 합류했다.
- 한인 식당 앱과 젠틀몬스터 아이웨어 등 한국 맥락이 두드러진 가운데,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은 "개발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개발자가 되는 것은 다르다"며 와우 포인트보다 기업이 실제로 쓸 수 있도록 AI를 정렬한 행사로 평가했다. 토큰 비용과 AX(AI 전환) 관리가 올해의 핵심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올해 구글 I/O는 100가지가 넘는 발표를 쏟아냈지만, 그 흐름을 하나로 꿰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코드를 직접 다루지 못해도 머릿속 아이디어를 프롬프트로 던지면 곧바로 앱과 게임, 영상으로 구현하고, 나아가 비즈니스로 잇는다는 것이다. 구글은 이 변화를 떠받치는 도구로 에이전트 우선 개발 플랫폼 안티그래비티 2.0과 신형 모델 제미나이 3.5 플래시를 전면에 내세웠다. 전통적으로 개발자만의 축제였던 행사에 기획자와 마케터, 일반 이용자가 함께 설 자리가 열린 셈이다.
구글 I/O 2026, 무엇이 달라졌나

김 소장은 이번이 첫 구글 I/O 참관이다. 그는 구글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창구'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 대표들과 함께 현지를 찾았고, 구글 본사 캠퍼스 투어와 전략 특강까지 들으며 행사 맥락을 폭넓게 살폈다. 개발자들이 축제처럼 즐기는 분위기를 두고 일각에서 "개발자들의 코첼라"라고 부를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고 그는 전했다.
김 소장이 정리한 올해 행사의 큰 그림은 'AI를 구글 생태계 전반에 어떻게 잘 연결할 것인가'였다. 검색, 유튜브, 지도, 쇼핑처럼 따로 흩어져 있던 서비스들을 제미나이라는 하나의 흐름으로 묶고, 그 위에 개발 도구와 앱을 정렬하는 청사진이 무대마다 반복됐다는 것이다. 구글 I/O의 첫 회가 열린 지 약 12년 만에, 행사 자체가 'AI로 정렬된 구글'을 보여주는 장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한때 흔들렸던 구글의 자존심이 자리한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오픈AI(OpenAI) 연합에 검색 주도권을 위협받던 시기, 구글은 "AI를 서비스에 녹여 고객에게 전달하는 회사"라는 포지션을 고수했다. 구글 포토, 구글 지도, 크롬(Chrome), 안드로이드(Android), 구글 렌즈 등 생활 깊숙이 들어간 서비스에 AI를 자연스럽게 얹는 방식이다. 다만 이미 수십억 명이 쓰는 서비스에 생성형 AI 인프라를 새로 까는 일은 시간이 필요했고, 구글은 이를 하나씩 단계적으로 적용해 왔다. 올해 I/O는 그 작업이 상당 부분 무르익었음을 과시하는 자리였다.
규모를 보여주는 숫자도 함께 나왔다. 순다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구글이 처리하는 월간 토큰 규모가 2년 전 9조 7,000억 개에서 지난해 약 480조 개로, 올해 다시 7배 늘어 3,200조 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빌리언(10억) 단위를 넘어 상상하기 어려운 수치를 직접 언급하게 될 줄 몰랐다는 소감도 곁들였다. 구글은 현재 이용자 10억 명 이상 제품을 13개, 30억 명 이상 제품을 5개 보유하고 있다. 인프라 투자도 가팔라, 연간 자본지출은 2022년 310억 달러에서 올해 약 1,900억 달러로 약 6배 불어날 전망이다.

안티그래비티(Antigravity)란? 구글이 선보인 에이전트 우선(agent-first) 개발 플랫폼이다. 개발자가 아이디어 구상부터 실제 서비스 배포까지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구현하도록 돕는다. I/O 2026에서 독립형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인 안티그래비티 2.0으로 확장했고, 여러 에이전트를 동시에 부려 작업을 병렬 처리하는 '다이나믹 서브에이전트(Dynamic Subagents)'와 백그라운드 예약 작업, 구글 AI 스튜디오·안드로이드·파이어베이스 연동을 갖췄다.
'드림, 프롬프트, 플레이'란 무엇인가
김 소장이 가장 인상적으로 꼽은 장면은 화려한 신제품이 아니라 행사장 벽의 슬로건이었다. 과거 같으면 '코드'가 들어갔을 자리에 '프롬프트'가 들어간 것을 그는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로 읽었다.
대표적인 체험 공간이 '안티그래비티 아케이드'였다. 이용자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말이나 글로 입력하면 그 자리에서 게임이 만들어지고, 바로 플레이까지 이어지는 부스다. 메인 무대뿐 아니라 나머지 부스의 핸즈온(체험) 세션에서도, 전통적인 개발자가 시연한 뒤 마케터 같은 비개발 직군이 "저도 한번 만들어 볼까요"라며 가볍게 시도하는 구성이 함께 등장했다.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은 "예전이라면 '드림, 코드, 플레이'라고 적혔을 자리에 이제 '드림, 프롬프트, 플레이'가 적혀 있었습니다. 저는 이게 가장 큰 변화라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개발자만의 행사였던 구글 I/O가, 아이디어를 가진 누구나 와도 되는 자리로 문턱을 낮췄다는 해석이다.
이 변화를 떠받치는 엔진이 제미나이 3.5 플래시다. 구글은 이 모델이 직전 최고 모델인 제미나이 3.1 프로(Gemini 3.1 Pro)를 거의 모든 벤치마크에서 앞서면서도 다른 프런티어 모델보다 출력 속도가 4배 빠르고, 가격은 절반 이하라고 설명했다. 검색, 유튜브, 영상 제작, 안티그래비티에 이르기까지 같은 모델을 두루 꽂아 넣는 '범용 플래시' 전략의 중심에 이 모델이 있다. 일부 참관객은 완전히 새로운 4.0이 나오길 기대했으나, 구글은 와우보다 정렬을 택했다는 것이 김 소장의 진단이다.
안티그래비티 2.0은 무엇을 바꿨나
안티그래비티는 본래 개발자가 가볍게 쓰는 코드 에디터 성격이 강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VS 코드(VS Code)가 장악한 개발 도구 시장에서, 웹과 모바일을 평정한 구글이 정작 개발자 도구에서는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평가도 따라붙었다. 구글은 지난해부터 자체 AI 개발 도구를 잇따라 내놓으며 이 격차를 좁혀 왔고, 올해 안티그래비티 2.0에서 노코드(No-code)와 바이브 코딩(Vibe coding) 영역까지 보폭을 넓혔다.
핵심은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이 실제로 움직이게 한다'는 데 있다. 김 소장이 짚은 변화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전통 개발자가 아니어도 앱스토어에 올릴 수 있는 수준의 앱을 안티그래비티 안에서 만들고, 등록 절차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구글은 AI 스튜디오에서 만든 안드로이드 앱을 구글 플레이 콘솔(Google Play Console)과 연동해 테스트 트랙에 곧바로 배포하도록 지원한다.
둘째, 모르는 부분은 MCP(Model Context Protocol)가 메운다. 안드로이드 앱 구조 설계에 익숙하지 않아도, 안티그래비티가 안드로이드 개발에 필요한 사전(辭典) 격 자료와 도구를 MCP로 연결해 둔 덕분에 이용자가 일일이 코드를 치지 않아도 된다.
MCP(Model Context Protocol)란? AI 모델이 외부 앱·도구를 표준 방식으로 연결해 쓰도록 만든 프로토콜이다. 앤쓰로픽(Anthropic)이 제안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구글까지 채택하며 에이전트 확산의 토대가 됐다. USB 커넥터처럼, AI가 직접 계산하는 대신 연결된 계산기 앱을 불러 결과를 가져오는 식의 연동을 가능하게 한다.
셋째, 모델과 플랫폼이 한 몸으로 묶였다. 구글은 안티그래비티 2.0과 함께 제미나이 API의 '관리형 에이전트(Managed Agents)', AI 스튜디오의 네이티브 안드로이드 바이브 코딩을 동시에 공개했다. 단 한 번의 API 호출로 추론과 도구 사용, 격리된 리눅스 환경의 코드 실행을 처리하는 에이전트를 띄울 수 있고, 이 모든 기능이 제미나이 3.5 플래시에 맞춰 공동 최적화됐다.
구글은 이런 흐름에 불을 붙이기 위해 해커톤 역사상 최대 규모인 총상금 200만 달러(약 27억 원)의 '빌드 위드 제미나이 엑스프라이즈(Build with Gemini XPRIZE) 해커톤'도 열었다. 결선 진출자는 올해 9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문샷 개더링'에서 최종 우승을 겨룬다. 김 소장은 해커톤 참가자에게 월 100달러짜리 안티그래비티 이용권을 일정 기간 무상 제공하는 모습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만드는 구글이 결국 토큰 사용을 유도한다는 전략을 읽었다고 전했다.
| 구분 | 전통적 개발 방식 | 에이전틱·프롬프트 방식 (I/O 2026) |
|---|---|---|
| 진입점 | 코드 에디터(VS Code 등) | 프롬프트 입력('드림, 프롬프트, 플레이') |
| 핵심 도구 | 수작업 코딩 | 안티그래비티 2.0, 제미나이 3.5 플래시 |
| 외부 연동 | 개발자가 직접 구현 | MCP로 안드로이드 자료·API 자동 연결 |
| 배포 | 별도 등록 절차 | 구글 플레이 콘솔 연동, 플랫폼 내 배포 |
| 주체 | 전문 개발자 | 기획자·마케터·일반인까지 확대 |
왜 데모에 한국이 자주 보였나
김 소장은 현장 데모에 한국 맥락이 자주 등장한 점도 흥미롭게 꼽았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한인 식당 이야기다. 직원 구인이 어려웠던 한 한인 식당 운영자가 제미나이 계열 도구로 포스터를 만들던 수준에서 출발해, 아예 구인·구직 사이트를 직접 만들어 보기로 한 사례다. 제미나이와 안티그래비티로 만든 이 서비스는 주변 식당들의 수요까지 흡수하며 이용자 수만 명 규모의 구인·구직 플랫폼으로 커졌고, 공식 영상에 비개발자의 성공 사례로 소개됐다.
김 소장은 이 장면이 낯설지 않다고 했다. 그 자신도 커피숍 메뉴판이나 주문 도구를 만들어 주는 식으로 비슷한 작업을 취미처럼 해 왔기 때문이다. 도안구 테크수다 기자 역시 "이미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며 공감했다. 전 세계 수많은 사례 가운데 한국인의 이야기가 무대에 올랐다는 점 자체가 국내 독자에게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스마트 안경에서도 한국 기업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구글은 일상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필요한 순간 도움을 주는 '인텔리전트 아이웨어(Intelligent Eyewear)'를 공개했다. 귀로 음성 안내를 주는 오디오 글래스와 눈앞에 정보를 띄우는 디스플레이 글래스 두 형태로 나뉘며, 오디오 글래스가 올가을 늦게 먼저 출시된다. 기술 플랫폼은 삼성전자·퀄컴과 함께 만든 안드로이드 XR(Android XR)이 맡고, 안경 디자인은 한국의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와 미국의 와비파커(Warby Parker)가 담당한다.
김 소장은 1시간 30분 넘게 줄을 서서 글래스 체험 부스를 직접 경험했다. 올가을 버전은 화면이 없는 오디오·카메라 중심이지만, 부스에서는 바둑 훈수, 포스터 속 밴드 음악 자동 재생, 한국어를 영어로 옮기는 실시간 통역 등 여러 시나리오를 시연했다. 특히 한국인이 거의 없는 자리에서도 외국 참관객들이 안경을 끼고 한국어 발화를 영어로 듣는 '한→영' 통역 시나리오가 펼쳐졌다고 그는 전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구글의 태도 변화다. 김 소장이 XR 세션에서 들은 핵심 메시지는 "결국 예뻐야 쓴다"였다. 안경은 하루 종일 착용하는 물건인 만큼 기술 못지않게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엔지니어 중심으로 기술을 앞세우던 구글이 디바이스에서는 '사람이 쓰기 좋은 디자인'을 전면에 내건 점을, 김 소장은 새로운 신호로 읽었다.
전략 방향도 메타(Meta)와 갈렸다. 메타가 별도 디바이스와 자체 마켓플레이스로 앱스토어를 벗어나려는 흐름이라면, 구글은 개발자에게 "XR 전용 앱을 따로 만들지 말고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용 앱을 만들면 포팅은 우리가 해 주겠다"고 안내했다. 기존 생태계에 안경을 자연스럽게 확장하는, 구글다운 정렬 전략이라는 평가다.
개발은 누구나, 개발자는 다른가
이번 행사에서 김 소장이 가장 큰 화두로 짚은 지점은 '개발의 정의'다. 그는 창구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한 기획자·개발자와 셋이서 게임 제작 부스를 찾았던 경험을 소개했다.
기획자가 "고양이와 함께 점프하는 게임을 만들어 달라"고 프롬프트를 입력하자, 처음엔 회의적이던 개발자의 예상과 달리 꽤 그럴듯한 게임이 빠르게 완성됐다. 다만 점프 버튼을 눌러도 캐릭터가 일정 높이에서 멈춰 게임이 진행되지 않는 치명적 결함이 있었다. 이어 "2단 점프 기능을 넣어 달라"고 추가로 요청하자 관련 모듈이 즉석에서 붙었다. 기획자는 "이제 되겠다"고 반색했지만, 개발자는 오류 처리와 포팅, 완성도 측면에서 여전히 사람의 역할이 남는다고 봤다.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은 "개발은 이제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개발자가 되는 것은 좀 다릅니다"라고 말했다. 기획자가 "AI 시키면 되지 않느냐"고 묻고 개발자가 "그렇게 내보내면 큰일 난다"고 맞서는 갈등 속에서, '제대로 된 프로덕트와 상품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올해 수많은 조직에서 본격적으로 불거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창작 영역에서도 같은 민주화가 진행됐다. 구글은 어떤 입력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출력을 만드는 신모델 제미나이 옴니(Gemini Omni)와 그 첫 모델 제미나이 옴니 플래시(Gemini Omni Flash)를 공개했다. 영상 출력부터 시작하며, 제미나이 앱과 구글 플로우(Google Flow), 유튜브 쇼츠(YouTube Shorts)에서 쓸 수 있다. 만든 영상을 프롬프트로 다시 수정하면 의미와 맥락을 반영해 결과물이 바뀐다는 점을 김 소장은 특히 주목했다.
프로젝트 지니(Project Genie)란? 상호작용 가능한 가상 환경을 생성하는 구글의 범용 월드 모델(General-purpose world model)이다. 에이전트 학습과 추론을 돕고, 웨이모(Waymo)가 실제 도로 환경을 시뮬레이션하는 데도 쓰인다. I/O 2026에서는 구글 스트리트 뷰의 실제 이미지를 결합해, 핀으로 고른 실제 장소를 원하는 스타일과 캐릭터로 재구성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체험 부스에서 김 소장 일행은 '강남역에서 해치가 돌아다니는 게임'을 프롬프트로 입력해 봤다. 강남역 배경은 그럴듯하게 구현됐지만, 해치는 서울의 상징 캐릭터가 아니라 광화문의 돌상 형태로 등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완벽한 데모는 아니었어도, 월드 모델이 조금씩 현실에 다가서고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라는 평가다.
검색은 끝났는가 — 'Search'에서 'Ask'로
김 소장이 "사람들의 행동 양식이 바뀌겠다"고 본 또 다른 축은 검색과 쇼핑이다. 그는 무대 뒤 대형 화면에 검은 바탕으로 'Google Search is AI Search'라는 문구가 떴던 순간을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구글이 스스로 "구글 검색은 곧 AI 검색"이라고 선언한 셈이다. 발표 내내 '검색(Search)'보다 '묻는다(Ask)'는 표현이 반복됐다.

실제로 구글은 검색을 25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개편했다. AI 모드(AI Mode)의 기본 모델을 제미나이 3.5 플래시로 올리고, 몇 개 키워드 대신 길고 복잡한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지는 '인텔리전트 검색창(Intelligent Search box)'을 새로 깔았다.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파일·영상·크롬 탭까지 검색 입력으로 쓸 수 있다.
여기에 '검색 에이전트(Search agent)'가 더해졌다. 첫 주자인 '정보 에이전트(Information agent)'는 백그라운드에서 24시간 웹·금융·쇼핑·스포츠 데이터를 살펴, 원하는 조건의 아파트 매물이나 한정판 스니커즈 출시 같은 변화를 알아서 알려준다. 안티그래비티와 제미나이 3.5 플래시의 코딩 능력이 검색에 통합되면서, 질문에 맞춰 표·그래프·시뮬레이션을 즉석에서 그려 내는 '생성형 UI'와, 결혼식·이사처럼 장기 과제를 관리하는 '미니 앱' 형태의 맞춤형 대시보드도 등장했다.
유튜브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유튜브에 물어보기(Ask YouTube)'는 영상 안에서 요약을 받던 기존 방식과 달리, 구글에서 궁금한 점을 물으면 관련 영상의 몇 분 몇 초 지점을 정확히 짚어 링크로 안내한다. 정보성 롱폼 콘텐츠의 발견 경로가 통째로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기능은 올여름 미국에서 우선 확대된다.
UCP, 'AI 쇼핑의 HTTP'를 자처하다
김 소장이 이번 행사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한 표준은 UCP다. 익숙해지면 사람들의 행동 양식 자체를 바꿀 기술이라고 그는 봤다.
UCP(Universal Commerce Protocol)란? AI 에이전트가 어떤 쇼핑몰과도 상품 발견·장바구니·결제·사후관리까지 표준 방식으로 거래하도록 만든 개방형 커머스 프로토콜이다. 구글이 쇼피파이(Shopify)와 함께 2026년 1월 처음 공개했고, 에이전트 결제 표준 AP2(Agent Payments Protocol) 및 MCP와 호환된다.
발표자는 UCP를 두고 웹의 HTTP에 견줄 만한 표준이라고 강조했다. AI 에이전트가 알아서 여러 쇼핑몰을 돌아다닐 때 거래의 문이 닫히지 않도록 공통 규약을 깔았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이를 과거 용산에서 PC를 조립하던 경험에 빗댔다. 메인보드와 CPU의 궁합이 맞지 않으면 조립이 막히듯, 지금까지는 장바구니에 담아도 호환이 어긋나면 결제가 막혔지만, 이제는 에이전트가 장바구니 안에서 부품 궁합을 따지듯 호환성·재고·구매 시점을 알아서 조율한다는 설명이다.
주목할 대목은 합종연횡이다. UCP는 출범 당시 쇼피파이·엣시(Etsy)·웨이페어(Wayfair)·타깃(Target)·월마트(Walmart) 등이 참여했고, 2026년 4월에는 기술위원회(Tech Council)에 아마존(Amazon)·메타(Meta)·마이크로소프트·세일즈포스(Salesforce)·스트라이프(Stripe)가 합류해 10개사 거버넌스로 커졌다. 경쟁 관계인 사업자들이 한 표준 아래 손을 잡은 셈이다. 구글은 I/O에서 검색과 제미나이를 가로지르는 '유니버설 카트(Universal Cart)'를 선보였다. 여러 소매업체의 상품을 한 장바구니에 담아 구글 페이로 결제하되, 판매 주체(merchant of record)는 끝까지 해당 소매업체로 남긴다. 나이키·세포라·타깃·울타뷰티·월마트·웨이페어와 쇼피파이 입점 브랜드가 우선 대상이다. UCP와 함께 에이전트가 엉뚱하게 움직이지 않도록 보완하는 안전·결제 장치도 같이 나왔다.
| 구분 | 기존 검색·쇼핑 | AI 모드·UCP (I/O 2026) |
|---|---|---|
| 검색 방식 | 키워드 입력 → 링크 목록 | 질문(Ask) → AI가 답변·행동 |
| 기본 모델 | 랭킹 알고리즘 | 제미나이 3.5 플래시 |
| 쇼핑 | 사이트 방문 후 결제 | 에이전트가 발견·장바구니·결제(UCP) |
| 결제 | 각 쇼핑몰 개별 처리 | 유니버설 카트 + 구글 페이(판매 주체는 소매업체) |
| 표준 | 사실상 부재 | UCP(아마존·쇼피파이 등 10개사) |
UCP의 본질은 결국 수익이다. 검색 결과 상단의 AI 답변이 모두 제미나이 토큰을 소비하는 만큼, 무료 검색이 늘수록 토큰 비용도 불어난다. 구글은 쓴 만큼 벌어야 하고, 그 출구로 커머스를 택했다. 이용자가 챗GPT 같은 서비스로 빠져나가며 구글 사이트 체류가 줄어든 상황에서, 단순 관문(게이트웨이)을 넘어 결제까지 품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김 소장은 현장 스타트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네이버의 커머스 집중 방향성이 옳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네이버가 대중형 AI 서비스 클로바X를 정리하고 쇼핑·에이전트 커머스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진단했다. 커머스라는 거대 시장을 AI로 어떻게 키울지, 또 이용자의 지갑을 얼마나 더 열게 할지가 공통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풀스택과 토큰 경제, 구글의 버티는 힘
구글이 이런 정렬을 자신 있게 밀어붙이는 근거는 풀스택(Full-stack)이다. 반도체(TPU)부터 모델, 제품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한다는 것이다. 구글은 이 강점을 앞세워 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하며, 제미나이 울트라 요금을 기존 250달러에서 200달러로 내리고 중간 요금제 100달러를 신설했다.
반면 경쟁사들은 사정이 다르다. 오픈AI(OpenAI)와 앤쓰로픽(Anthropic)이 토큰·리소스 부족을 토로하는 가운데, 일부 AI 앱 기업은 한 사람이 계정을 여러 개 만들어 토큰을 과소비하지 못하도록 전화번호 인증까지 도입하는 추세다. 김 소장은 구글이 검색·커머스에서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익으로 신사업 적자를 견디며 AI·반도체 경쟁에 쏟아붓는 구조를 후발 주자의 추격 동력으로 꼽았다. 구글 캠퍼스에서 들은 70 대 30 문화, 즉 시간의 70%는 당장 돈이 되는 일에, 나머지 30%는 10배 이상 성장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문샷(Moonshot)에 쓰는 균형도 같은 맥락이다. 자율주행 웨이모(Waymo)처럼 오래 투자해 온 사업이 버틸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개방의 이면에는 진본성(authenticity) 문제가 따라온다. 구글은 영상이 어떤 AI 도구로 만들어졌는지 추적하는 신스ID(SynthID) 증강 기능을 함께 발표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워터마크를 넘어, 특정 이미지를 어떤 모델로 만들고 어떤 영상 모델에 넣어 변환했는지까지 추적하는 방향이다. 구글은 콘텐츠 자격 증명(Content Credentials) 확인 기능을 검색과 크롬으로 확대하고, 오픈AI·카카오·일레븐랩스(Eleven Labs)가 신스ID 도입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 기술이 유튜브에 적용되면 저품질 AI 영상을 걸러 내는 장치가 하나씩 생기는 셈이다. 김 소장은 이를 두고, 누구나 쇼츠에 창의적 영상을 올려 바이럴과 수익으로 잇되 저작권 안전장치까지 갖추려는 정렬로 해석했다.
I/O 2026 팩트 시트
- 행사: 구글 I/O 2026 (2026년 5월 19일,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 월간 토큰 처리량: 9조 7,000억 개(2년 전) → 약 480조 개(2025년 I/O) → 3,200조 개 이상(2026년, 전년 대비 7배)
- 대형 서비스: 이용자 10억 명 이상 제품 13개, 30억 명 이상 제품 5개
- 연간 자본지출: 약 1,900억 달러(2022년 310억 달러의 약 6배)
- 핵심 모델: 제미나이 3.5 플래시(3.1 프로 대비 대부분 벤치마크 우위, 출력 약 4배, 가격 절반 이하)
- 개발 플랫폼: 안티그래비티 2.0(독립형 데스크톱 앱, 다이나믹 서브에이전트, 플레이 콘솔 연동)
- 검색 개편: AI 모드 기본 모델을 제미나이 3.5 플래시로 교체, 25년 만의 검색창 개편('인텔리전트 검색창'), 정보 에이전트·생성형 UI 도입
- 커머스 표준 UCP: 2026년 1월 구글·쇼피파이 공동 공개, 4월 기술위원회에 아마존·메타·MS·세일즈포스·스트라이프 합류(총 10개사), '유니버설 카트' 구글 페이 결제(판매 주체는 소매업체 유지)
- 구독 요금: 구글 AI 울트라 월 100달러 신설(기존 200달러 라인업과 병행)
- 해커톤: 빌드 위드 제미나이 엑스프라이즈(총상금 200만 달러, 9월 LA 문샷 개더링 결선)
- 인텔리전트 아이웨어: 오디오 글래스 올가을 출시(삼성·퀄컴 안드로이드 XR 플랫폼, 젠틀몬스터·와비파커 디자인)
향후 전망: AX와 토큰, 올해의 진짜 의제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은 "와우 포인트보다는 제대로 된 기업이 쓸 수 있도록 AI를 정렬하는 데 상당히 집중한 행사였습니다"라고 평가했다. 개인 개발자와 스타트업에게는 신세계가 열렸지만, 큰 조직 안에서 이 그림을 현실로 옮기는 일은 또 다른 차원의 과제라는 것이다.
그가 내다본 올해의 핵심 의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조직 문화 차원에서 'AI가 만든 결과물을 어디까지 완성품으로 인정할 것인가'라는 프로덕트 정의의 충돌이다. 다른 하나는 토큰 비용을 누가,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다. 개발자에게 어느 수준의 토큰을 허용하고, 어떻게 최적화·관리할지를 다루는 이른바 '토큰 옵스(Ops)'가 데브옵스처럼 당장의 현안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구글 I/O 2026은 화려한 단일 제품 하나로 기억되기보다, 검색·커머스·창작·디바이스·개발 도구를 하나의 흐름으로 정렬한 '에이전틱 제미나이 시대'의 출발선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그 출발선에서 한국 기업과 개발자, 그리고 일반 이용자가 어떤 자리를 차지할지가 다음 화두가 될 것이다.
이런 점이 궁금하셨나요? 구글 I/O 2026 '누구나 개발자' Q&A
Q1. '드림, 프롬프트, 플레이'는 정확히 무슨 의미인가?
과거 개발자 행사의 슬로건이 '드림, 코드, 플레이'였다면, I/O 2026에서는 코드 자리에 프롬프트가 들어갔다. 코드를 직접 쓰지 않고 프롬프트만으로 앱·게임·영상을 만들어 바로 실행한다는, 개발 민주화의 상징적 문구다.
Q2. 안티그래비티 2.0이 기존 도구와 다른 점은?
독립형 데스크톱 앱으로, 여러 에이전트를 동시에 부려 작업을 병렬 처리한다. 비개발자도 앱스토어 등록용 앱을 만들고 구글 플레이 콘솔과 연동해 배포까지 처리할 수 있으며, 모르는 부분은 MCP로 안드로이드 개발 자료를 자동 연결해 메운다.
Q3. 검색은 끝났는가? UCP는 무엇인가?
구글은 'Search is AI Search'를 선언하며 검색을 묻고 답하는 'Ask' 경험으로 바꿨다. 더 큰 변화는 쇼핑이다. UCP(유니버설 커머스 프로토콜)는 AI 에이전트가 어떤 쇼핑몰과도 발견·장바구니·결제까지 표준 방식으로 거래하게 하는 개방형 규약으로, 구글·쇼피파이가 주도하고 아마존·메타·MS 등이 합류했다. '웹의 HTTP'에 비유될 만큼 커머스 인프라를 다시 짜는 시도다.
Q4. 한국 기업과 사례는 어떻게 등장했나?
비개발자 성공 사례로 한인 식당 구인·구직 앱이 공식 영상에 소개됐다.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는 삼성전자·퀄컴이 플랫폼(안드로이드 XR)을, 젠틀몬스터가 안경 디자인을 맡아 한국 기업의 존재감이 컸다.
Q5. 기업이 지금 준비해야 할 것은?
'AI가 만든 결과물을 어디까지 완성품으로 볼 것인가'라는 프로덕트 정의 문제와, 토큰 비용을 통제·최적화하는 토큰 옵스가 올해 당장의 현안으로 떠오른다. AX 도입 전략과 함께 토큰 관리 체계를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테크가 전 산업 영역에 스며드는 소식에 관심이 많다. 1999년 정보시대 PCWEEK 테크 전문지 기자로 입문한 후 월간 텔레닷컴, 인터넷 미디어 블로터닷넷 창간 멤버로 활동했다. 개발자 잡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 편집장을 거쳐 테크수다를 창간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태블릿을 가지고 얼굴이 꽉 찬 방송, 스마트폰을 활용한 현장 라이브를 한국 최초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