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뭔데이-13] 엔비디아 GTC 세 무대를 잇는 전략…AI 공장 설계에서 공급망·기업 운영까지

편집장의 말 & Pick

GTC | 젠슨 황

- 2026. 10. 26 -
지난주 엔비디아 RTX 스파크 노트북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이번 주도 엔비디아입니다.

젠슨 황 CEO가 10월 21일 독일 베를린 템포드롬 무대에 섰습니다. GTC 베를린 기조연설입니다. 기조연설 전문을 한국어로 옮겨 테크수다에 함께 올려뒀으니 시간 되실 때 한번 보셔도 좋겠습니다.

엔비디아는 올해 GTC를 세 번 열었습니다. 3월 미국 산호세, 6월 대만 타이베이, 그리고 10월 베를린입니다. 하나씩 떼어 보면 신제품 발표회입니다. 그런데 세 무대를 이어 붙이니 다른 그림이 보였습니다. 산호세에서는 베라 루빈이라는 시스템과 AI 공장 설계도를 보여줬습니다. 타이베이에서는 그걸 찍어낼 공급망을 내세웠습니다. 대만 업체 150곳을 포함해 30개국 350개 넘는 공장이 움직인다고 했습니다. 베를린에서는 그걸 고객 현장에서 실제로 돌리는 방법을 꺼냈습니다.

베를린에서 제 눈에 들어온 건 '시간'이었습니다. DSX POD라는 걸 내놨는데 컴퓨팅, 네트워크, 케이블, 전력, 액체 냉각을 공장에서 컨테이너 안에 미리 조립하고 검증해서 내보냅니다. 현장 배치 기간을 약 6개월에서 최단 14일로 줄이겠다는 겁니다. 물론 전력과 냉각, 네트워크가 갖춰진 부지라는 전제가 붙습니다. 땅 사고 인허가 받는 것까지 14일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젠슨 황은 계산서도 내밀었습니다. 1GW급 AI 공장에 500억 달러를 넣고 연 400억 달러 매출을 낸다고 치면, 가동이 3개월 늦어질 때 100억 달러를 날린다는 겁니다. 칩 값만 비교하던 데서 '언제부터 돈을 버느냐'를 따지자는 얘기입니다. 칩 회사가 이제 공사 기간까지 판다고 해야 할까요.

다른 한 축은 에이전트입니다. 에이전트를 모델, 하네스, 샌드박스, 지식, 도구 다섯 가지로 나눴습니다. 오픈쉘로 에이전트가 손댈 수 있는 파일과 네트워크 범위를 묶고, 블루필드-4 위에서 도는 센트리가 따로 감시합니다. 일을 요청하는 쪽과 허락하는 쪽을 나눈 겁니다. 젠슨 황은 "그 지식과 도구는 여러분의 것"이라고 했습니다. 연산은 엔비디아가 대고 업무 지식은 고객과 산업 파트너가 가져오라는 역할 분담입니다.

지난주 소개한 RTX 스파크도 베를린 무대에 다시 올랐습니다. 마이크로덕이라는 작은 로봇을 노트북에서 설계·조율하고, 클라우드에서 학습시킨 뒤 실제 로봇에 올리는 시연이었습니다. 노트북 한 대가 다 하는 게 아니라 일을 나눠 맡는 구조입니다.

걱정도 하나 남겨둡니다. 우리 정부는 AI에 막대한 예산을 쓰면서 엔비디아 제품만 찾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는 6개월도 안 돼 새 기술이 들어오고 또 바뀝니다. 엔비디아와 협력은 필수입니다. 그렇다고 앞다퉈 종속될 필요는 없습니다. 숫자도 조심해서 봐야 합니다. 타이베이에서 말한 에이전트 처리량 10배와 베를린의 메가와트당 처리량 30배는 잣대가 다릅니다. 몇 달 새 세 배 좋아졌다고 읽으면 곤란합니다.

국내에서도 SK그룹이 SK텔레콤의 최대 2GW급 AI 인프라를, 네이버가 브룩필드와 함께 200MW 구상을 내놨습니다. 둘 다 아직 계획입니다. 설비 규모 다음에 와야 할 질문은 같습니다. 그 연산을 어떤 업무에 쓸지, 오류가 나면 누가 멈추고 책임질지입니다.

10월 마지막 주입니다. 저는 어머니 뵈러 시골집에 왔습니다. 기러기 떼가 엄청 많이 날라다닙니다. 가을은 깊어가네요. 아침저녁 기온 차가 큽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좋은 한 주 보내세요

엔비디아 GTC 세 무대를 잇는 전략…AI 공장 설계에서 공급망·기업 운영까지

엔비디아 GTC 세 무대를 잇는 전략…AI 공장 설계에서 공급망·기업 운영까지

엔비디아(NVIDIA)가 AI 공장을 설계하고 공급하는 단계에서 기업이 에이전트를 운영하는 과정까지 연결 범위를 넓혔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026년 10월 21일 독일 베를린 템포드롬(Tempodrom)에서 열린 GTC 베를린 기조연설에서 인프라의 가동 시간을 앞당기고 기업의 데이터·도구·권한을 에이전트에 연결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3월 미국 산호세,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강조한 시스템 아키텍처와 제조 생태계를 고객의 운영 현장으로 이어 붙인 발표다.

⭐ 편집장 Pick
이주의 선택

서울 기온이 4도까지 떨어진 날 한남동에 다녀왔습니다. 팔란티어가 연 두 번째 서울 팝업스토어입니다. 기술 설명회는 안 하면서 모자와 티셔츠를 파는 회사입니다. 이날은 제가 가장 먼저 도착했습니다.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습니다. 지갑도 열어보려 했는데 후드티 한 벌이 25만원 가량이라 조용히 닫았습니다. 그 돈이면 차라리 주식을 사야겠다 싶었습니다.

쉽게 만날 수 없는 두 사람이 왔습니다. 아크셰이 크리슈나스와미 수석 아키텍트와 채드 월퀴스트 AI 아키텍처 총괄입니다. 한 시간 동안 순차 통역으로 기자들 질문을 받았습니다. 올해 팝업 주제는 소버린 AI였습니다. 미국 회사가 왜 이걸 주제로 잡았을까 궁금했는데 답은 분명했습니다. 주권은 국산 모델을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 컴퓨팅, 모델, 배포 위치, 업무 프로세스까지 모든 계층의 결정권을 고객이 쥐는 문제라는 겁니다.

국가대표 모델 경쟁에 힘을 쏟는 한국에 대고 "모델 선택은 주권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한 셈입니다. 어떤 모델이든 얹을 수 있는 플랫폼을 파는 회사이니 사업 논리와도 딱 맞아떨어집니다. 다만 미국 클라우드법 질문에는 배포 위치를 고객이 정한다는 원칙으로 답했습니다. 미국 법인인 팔란티어 자체에 대한 요구가 어디까지 미치는지는 고객이 계약으로 따져봐야 할 숙제입니다.

저는 온톨로지를 쉽게 설명해 달라고 했습니다. 요즘 너도나도 온톨로지를 말하니까요. 업무가 실제로 돌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옮긴 디지털 트윈이라고 했습니다. 데이터만이 아니라 로직, 실행, 보안까지 담아야 "그다음 무엇을 할지"까지 간다는 겁니다. 판단 기준도 간단했습니다. 그 온톨로지가 조선소 생산 일정을 더 잘 짜게 해주느냐, 아니면 화이트보드 위 그림이냐.

가장 날이 선 대목은 FDE였습니다. 앤트로픽이 1만 명을 길러내겠다고 나섰고 마이크로소프트, AWS, 네이버클라우드까지 같은 이름을 씁니다. 크리슈나스와미 수석 아키텍트는 남들의 FDE는 "결국 다시 컨설턴트"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현장 엔지니어가 제품을 고칠 권한이 있느냐, 특정 제품 판매가 아니라 고객 성과에 묶여 있느냐가 기준입니다. 제품을 만드는 조직과 구현하는 조직이 따로였던 기존 테크 기업들과는 접근이 많이 다릅니다. FDE 조직을 꾸리는 국내 SI와 클라우드 기업들도 피해갈 수 없는 질문입니다.

반가운 대목도 있었습니다. CES 2023 때 팔란티어 부스에서 HD현대 지게차를 본 기억이 납니다. 월퀴스트 총괄은 바로 전날 부산 HD현대 현장에서 고객 자체 모델을 선박에 올리고 엣지에서 온톨로지를 돌리고 왔다고 했습니다. 몇 해 사이 협력이 거기까지 왔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주 젠슨 황도 베를린 기조연설에서 팔란티어와 탬파 제너럴 병원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그 모델을 만든 사람이 MIT를 중퇴하고 석 달 전 합류한 스무 살 엔지니어랍니다. 엔비디아는 오토 온톨로지까지 들고 나왔습니다. 두 회사가 같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모델보다 기업이 가진 지식과 업무가 경쟁력이라는 겁니다.

그들이 한국에 던진 조언은 이랬습니다. AGI를 기다리지 말고, 조선과 제조처럼 AI가 아직 잘 못 다루는 현장에서 한국 기업이 쌓아온 지식으로 특화 모델을 만들라는 것. 결국 한국 제조업의 데이터를 누가 쥐고 어떻게 쓰느냐로 돌아옵니다. 소버린 AI의 진짜 시험대는 거기에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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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도왔다고 하면, 떨어진 지원자는 더 안 믿는다
이창현(ChangHyun Lee)·차경진(Kyung Jin Cha, 교신저자), 한양대학교 | Information & Management 64권(2027) 104454, 2026년 10월 17일 온라인 공개

Asymmetric trust production in human–AI augmentation: the structural vulnerability of affected groups

AI 채용을 도입하는 기업과 공공기관이 늘고 있습니다. 사람을 돕는 AI, 즉 인간-AI 증강(HAA)은 의사결정의 신뢰를 높일 거라 기대받습니다. 하지만 기존 연구는 AI를 직접 쓰는 사람의 신뢰만 봤습니다. 면접관이나 인사담당자가 AI를 어떻게 믿는지는 다뤘지만, 결정의 결과를 받는 지원자가 그 결정을 어떻게 믿는지는 잘 다루지 않았습니다.

한양대 연구진은 '비대칭적 신뢰 생산'이라는 이론을 세웠습니다. AI 보조가 사용자의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영향을 받는 집단의 신뢰 형성을 구조적으로 제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무엇이 옳은지 해석이 갈리는 모호성(equivocality)과, AI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이지 않는 불가시성(invisibility)이 큰 맥락에서 그렇습니다.

연구 1은 채용·재판·장학금 선발 시나리오를 쓴 비네트 실험입니다. 불리한 결과를 받은 경우, 영향을 받는 집단은 인간 단독 결정보다 AI 보조 결정에서 더 낮은 신뢰를 보였습니다. 모호성과 불가시성을 높게 느낄수록 신뢰는 더 낮아졌고, 이 경향은 시나리오를 합친 분석에서 더 또렷했습니다.

연구 2는 실제 구직자 설문과 구조방정식 모형입니다. 제도의 투명성과 사회적 영향이 이의제기 가능성·절차 공정성·제도적 책무성을 거쳐 AI와 AI 보조 결정에 대한 신뢰를 떠받쳤습니다. 다만 일부 경로는 부분적 지지에 그치거나 지지를 받지 못했습니다.

기업의 상식과는 반대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기업은 "AI가 1차로 결과를 내면 사람이 최종 검토하니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구조는 인사담당자의 신뢰는 높여도, 결과를 받는 지원자의 신뢰는 오히려 깎을 수 있습니다. 해법은 기술보다 조직에 있습니다. AI가 어느 단계에서 무엇을 평가했는지 공개하고, 채용 절차가 공정해야 신뢰가 회복됩니다. 설계 범위는 기업 내부의 인사담당자를 넘어, 결과를 받는 지원자까지 넓혀야 한다는 것이 이 논문의 결론입니다.

다만 실험은 시나리오 기반이고, 설문 모형의 일부 경로는 부분 지지에 그쳤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합니다. 일반화에는 후속 연구가 필요합니다. 모처럼 한국 저자들의 글을 소개할 수 있어 좋네요.

<소스>
Information & Management(impact factor 7.0, 2026년 6월 JCR 기준)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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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주, 새로운 AI뭔데이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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