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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말
- 2026. 8. 31 - 8월 마지막 날입니다. 시간이 정말 쏜살같이 지나갑니다. 이번 달 고향 집에 자주 왔습니다. 아직 농사를 짓는 촌 동네입니다. 읍내에서도 4Km가 떨어졌습니다. 저는 시골 출신이라서 한국 사회가 얼마나 빠르게 변화되었는지 실감합니다. 4년 전부터 중앙아시아 국가 중 키르기즈스탄 관련해 디지털화를 제공하는 분들에게 자문을 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빠르게 발전해서 지금 상황이 당연한듯 보이지만 또 어떤 사회에서는 그게 아주 먼 미래이자 닮아가고 싶은 상황과 나라라는 걸 알게됩니다.
모처럼 고향집에 오니 전기가 없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동시대에 살았어도 어디에서 살았냐에 따라 문명의 혜택을 누린 시점이 차이가 있습니다. 검색해봤습니다. KDI의 농어촌 전기화 사업 연구를 보면 1966~1970년 5개년 계획 → 1971~1979년 장기계획 → 1980년 이후 도서·벽지 전기화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다른 정부 연구자료에는 1979년까지 도서·벽지 약 5만 호를 제외하고서야 농어촌 전기화 사업이 사실상 마무리됐고, 남아 있던 곳까지 포함한 농어촌 전기화율이 1987년 99.8%에 이르렀다고 나옵니다.
전기는 문명 사회를 경험하는 기본적인 인프라라는 걸 느낍니다. 요즘엔 AI 데이터센터 때문에 이 전기, 전력, 송전망 이슈가 무척 크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지만 새로운 문명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인프라 구축 이슈 못지 않게 새로운 서비스를 쓸 때 '비용' 이슈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새로운 AI 시대를 대표하는 말 중에 토큰 이코노미가 있습니다.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럼 토큰 불안(token anxiety)이라는 용어는 들어보셨나요? 네, 요즘 기업이나 개인들이 생성형 AI 서비스를 쓸 때 혹시 모를 요금 폭탄을 표현하는 용어입니다. 기업들은 지금 비용·보안·데이터 주권 세 가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비용 측면에서 '토큰 불안(token anxiety)'이라는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에이전틱 AI 워크로드가 복잡해질수록 클라우드 사용 비용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한 개발자가 24시간 만에 10억 개의 토큰을 소진해 3,400달러의 클라우드 청구서를 받은 사례를 경험한 빅테크 기업도 있습니다. 스타트업 개발자들이 생성형 AI 서비스 기업들 API를 활용하다가 상상할 수 없는 요금이 나와서 자사 투자사에 SOS를 친 사례도 국내에 있었습니다. 유틸리티 서비스 회사들이 최적화까지 제공해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사용자와 이걸 사용하는 기업들이 준비하고 대응해야 하는 내용입니다.
오늘 첫 글은 이런 고민을 하는 이들이 주목해볼 만 합니다.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가 '델 테크놀로지스 포럼 2026 서울'을 개최했습니다. 이 행사는 지난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콘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DTW(델 테크놀로지스 월드) 2026'의 한국판입니다. 델은 개인용 제품부터 기업 제품까지 모두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엔비디아와 협력도 강력하고 AMD, 인텔, 마이크로소프트와도 긴밀합니다. 당시 마이클 델(Michael Dell) 회장은 "리스크는 클라우드가 아닙니다. 리스크는 여러분의 데이터와 비용, 보안, 지식재산, 그리고 속도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재미난 수치도 밝혔습니다. 델 테크놀로지스의 AI 도입 설문에 따르면 기업 AI 워크로드의 67%가 이미 퍼블릭 클라우드 밖, 즉 온프레미스·디바이스·엣지·코로케이션 환경에서 구동되고 있으며, 응답 기업의 88%가 최소 하나 이상의 AI 워크로드를 자사 인프라에서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I가 곧 클라우드라는 통념과는 사뭇 다른 그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행사를 이해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참 이 행사에 주영표 SK하이닉스 부사장이 기조연설에 등장해 발표했습니다. 발표 내용이 무척 좋았습니다. 그건 별도 기사로 정리했습니다. 역시 고수들이 어려운 것도 쉽게 설명하더군요. 또 다른 기사는 AI 분야 한번 쯤 이름을 들어봤을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 연구소 소장과 관련한 글입니다. 그의 부인을 인터뷰 했습니다. 초등학교 학생 부모를 둔 AI 분야 아빠와 유아교육을 전공한 엄마가 아이에게 어떻게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까 하는 내용의 책을 냈습니다. 각자 가정마다 AI 활용 원칙을 정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책은 9월 1일부터 오프라인으로 판매도 된다고 합니다.
저는 모처럼 고향집 주위를 형과 함께 손봤습니다. 양손으로 쓸 수 있는 큰 전지가위를 하루 종일 썼더니 주먹 쥐기가 힘듭니다. 로봇이 필요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해야 합니다. 시간이 참 더디게 흐르더군요. 그래도 아무생각없이 하다보면 끝이 나게 마련이라서 좋았습니다. 뇌도 잠시 쉰 거 같습니다. 3분기 마지막 달이 코 앞입니다. 건강하고 무탈하게 마무리 잘 하시고 새로운 달 또 달려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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